뇌하수체는 코의 바로 뒤쪽 두개강 내에 위치하는 완두콩 크기의 구조물로 뇌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뇌하수체는 흔히 “master gland"라고 부르는데 우리말로는 ‘주인 샘’이라고 옮길 수 있습니다. 이는 뇌하수체가 시상하부라는 뇌의 일부와 함께 다양한 내분비 기관을 조율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지요. 뇌하수체는 전엽과 후엽의 두 조각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전엽의 경우 6가지 주요 호르몬을 생산, 분비하는 그야말로 호르몬의 분비 기관의 중추를 이루고 있답니다. 따라서 뇌하수체의 종양은 이러한 뇌하수체 본연의 기능에 의해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할 수 있고 그에 따른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답니다.

이렇게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전신적인 영향을 유발하는 종양을 ”기능성 종양“이라 합니다. 하지만 약 10-25%의 뇌하수체 종양은 호르몬을 분비하지 않는 ”비기능성 종양“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뇌하수체 종양은 대개의 경우 양성으로 매우 천천히 자라고 몸의 다른 부위로 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호르몬 분비 기능과 상관없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대개 커진 종양에 의한 뇌하수체 상부 구조물(뇌하수체와 시상하부를 연결하는 뇌하수체경, 두개강 압력증가, 시신경 압박 등)에 대한 압박과 두개강내 ‘종괴 효과’에 의해 유발되어 두통, 시야 장애, 수뇌증, 발작, 뇌척수액 비루,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 요붕증과 같은 문제를 유발하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뇌하수체 종양의 기능과 상관없이 크기에 의해 나타나므로 기능성, 비기능성 종양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면 기능성 종양의 경우 뇌하수체에서 과도한 호르몬들을 분비함으로써 신체에 다른 문제들을 야기 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어떤 호르몬을 분비하는 가에 따라 임상 양상의 차이를 보여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가 증가한 경우 '쿠싱씨 병'이라고 부르는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것은 혈류 속에 '당질코르티코이드(당 스테로이드의 일종)라고 부르는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얼굴, 등, 가슴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도록 하여 보름달처럼 둥근 살찐 얼굴을 하며 반면, 팔과 다리는 매우 가늘게 만듭니다. 피 속에 당분이 많아져 당뇨병을 유발시키며 근육이나 뼈가 약해지고 골다공증이 생기며 안면 충혈이 생기고 혈압이 높아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답니다.

다른 뇌하수체 종양들은 소위 ‘거인증’, '말단 비대증'이라고 부르는 상태를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말단 비대증은 성장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발생하는 현상으로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발생한 경우 키와 얼굴, 손, 발이 큰 거인 형태가 됩니다. 그 밖에 땀샘이 확장되어 과도한 발한이 생기고 손목의 연골 조직이 과성장하여 신경을 압박함으로써 수근터널증후군이라는 병이 생길 수 있으며, 체중부하관절의 변형과 골의 과성장에 의해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고 그 밖에 고혈압, 당뇨병, 고칼슘 혈증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즙분비 호르몬(프로락틴) 분비 종양의 경우 출산과 상관없이 젖이 나오는 유루증이 나타나거나 무월경, 불임, 남자의 경우 성욕 저하와 발기 부전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드물지만 갑상선 자극 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의 경우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나타날 수도 있답니다.

그 밖에 두개인두종, 라쓰케씨열낭종 (Rathke's cleft cyst) 등 선천적으로 발달 과정 중에 발생하는 종괴성의 병변들도 있으나 대개의 경우 종괴 자체의 호르몬 분비 기능은 없으며 앞서 설명한 ‘종괴 현상’의 하나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뇌하수체의 종양은 조기에 발견 치료 받음으로써 완치가 가능한 질환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증상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진찰을 통해 의심이 되는 경우 종양의 유무와 범위를 확인 하기 위해 뇌 MRI를 찍고 필요한 경우 호르몬 검사 등을 받으시기 바랍니다.